어둠빛트(5분 26초). 조용한 곳에서 들으시면 좋습니다.

    어둠빛트 악보


위에서부터 아래로 천지창조의 7일



    말은 무엇인가? 소리인가, 에너지인가, 정신인가, 생성의 의지인가, 폭발인가, 충돌인가, 생명인가, 물질인가.
    말은 어떻게 빛과 어둠을 만들고, 하늘과 바다를 만들고, 땅과 식물을 만들고, 해와 달과 별을 만들고, 새와 물고기를 만들고, 동물과 사람을 만들고, 안식했을까.
    2018년 3월, 즙즙은 창세기 1장 1절부터 2장 4절까지의 텍스트를 읽었다. 신을 대신해 목소리를 냈고, 말과 세계를 오고가는 소리물질이 되었으며, 확장되는 시간과 공간 속으로 말 자체를 흘려보냈다. 태초에 말이 있었고, 말이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한다. 최초의 인간에게 다시 한번 그 말을 들려주고 싶었고, 여기 그러한 시도가 있다.




즙즙

각자의 침묵을 길게 끌고 온 세 사람이 모여, 읽는다. 소설 쓰는 김효나, 미술 하는 김인경, 소리 만들고 퍼포먼스 하는 강신우가 즙즙의 멤버다. 언어로만 이루어진 언어악보를 제작하여 읽기도 하고, 즉흥으로 읽기도 한다. 작년에는 15분 동안 ‘기역’을 읽었고, 30분 동안 ‘디귿’을 읽었다. 기역의 공간은 미끄러운 기억이었고 디귿의 공간은 마음의 불안을 지그시 눌러 주었다. 올해는 채식낭독을 꿈꾼다. soundcloud.com/zzpzzp/

2018/03/27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