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른 칠판에서 내 이름을 찾아봤다. 축구에도, 피구에도, 필라테스에도 없었다. 설마 수학탐구? 다행히 거기에도 없었다. 독서토론에도 없었다. 대체 나는 어디 있는 건가, 싶을 때쯤 이상한 글자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는 게 보였다.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적힌 이름 두 개.

노재재 박태양1)

지는 데서 시작하는 이야기가 있다. 노재재, 박태양 두 사람은 “동아리 선정을 위한 가위바위보를 지고, 지고, 또 지는 바람에 인원 미달인 동아리에 나란히 들어”가고 만다.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라는 낯선 이름의 동아리는 축구나 독서토론과 달리 이름만으로 그 정체를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진 사람들이 모인 “미달”의 공동체는 “이상한 글자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는” 제 이름을 닮았다. “저게 대체 뭔 이름”인지, “저게 뭔 동아리”(23쪽)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모임이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노재재, 박태양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고 싶은 동아리가 하나도 없었다. 겨우 하나 고르더라도 나는 늘 막판에 가위바위보에서 진다.”2) 학교에서 만들어둔 동아리 목록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지 못한 솔이는 정규 동아리 신청서 마지막 칸에 있는 “기타 등등”이라는 글자를 발견하곤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사람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솔이가 보기엔 “‘기타’가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9쪽)다. 기타 등등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아이들이 신청한 것은 구름을 관찰하거나 물웅덩이를 탐험하는 동아리다. 여기 모인 아이들은 “왜 자꾸 내 눈에만 띄는지” 모르겠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항상 발견”(31쪽)한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작은 것들을 마음껏 모으고”(35쪽), “크더라도 작은 어른이 되면 좋겠”(33쪽)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근래 출간된 몇 편의 동화들3)에서, 주어진 세계에 자기가 원하는 자리가 없을 때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가는 어린이가 눈에 띈다. 김현경이 말했듯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4) 그럼에도 어린이들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자리/장소를 갖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5) 그런데 오늘의 어린이들은 ‘노 키즈 존’이라는 몰염치한 배제의 논리 속에 공적 영역에서 환대가 아닌 소외를 경험한다. 이 사회는 어린이들에게 규격화된 환대만을 예비해두었다.
  김혜정의 동화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이하 『걷기 클럽』)은 전학 온 학교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윤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학기 초, 아이들은 서로 인기 많은 클럽에 들겠다며 소란스럽지만 아직 새 교실이 낯선 윤서는 그저 혼자 있고 싶을 뿐이다. “어디에도 내 이름을 적고 싶지 않”다는 생각 끝에 윤서도 솔이처럼 새로 클럽을 만들면 되겠다는 방법을 떠올리지만, 돌아온 선생님의 답은 혼자서는 클럽을 신설할 수 없다는 실망스러운 말이다.
  『걷기 클럽』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이하 『기타 등등』), 『알로하, 파!』 『우리는 여름』에는 공히 ‘학교’로 대변되는 기성의 질서가 짜놓은 구획에 자신을 맞추려 애쓰지 않고, 새로운 구획을 추가하고 싶다며 되묻는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이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기성의 공간에 초대받지 못한다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자기 자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무력하거나 수동적이지 않다. 기성 질서가 구축해둔 시스템에 따르는 교육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고유한 욕망을 지니고 그것을 요구하는 ‘개인’ ‘주체’로서의 어린이로 형상화된다. 이때 개별 주체들이 모이는 무대가 ‘동아리’라는 것이 공교롭다.6)
  동아리를 공통분모로 지닌 네 편의 동화들에서 어린이 주체들이 세계와의 간극을 딛고 대안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함께할 친구다. ‘우정’은 어린이문학의 오랜 테마이지만, 잇달아 출간된 일련의 작품에서 친구와의 상호작용은 이제까지 동화를 살펴온 우정의 문법만으로 온전히 읽어내기 어렵다. 그간 동화들이 우정을 대체로 둘 혹은 셋 사이의 내밀한, 때로는 배타적인 감정 교류로 그렸다면 이 글에서 언급한 작품들 속 우정은 한층 확장된 양상을 띤다. 셋 이상이 모인 동아리에서 어린이들은 양방향이 아닌 다방향으로 열려 있는 관계를 맺는다.
  『걷기 클럽』에서 윤서에게 가장 각별한 존재는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헤어진 채민이지만, 윤서는 채민이와의 지난 일들을 클럽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며 단절되었던 우정의 고리를 비로소 이어간다. 그럼으로써 ‘가장 친한 친구와의 우정’만이 아닌, ‘가장 친한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복수(複數)의 우정들에 가닿는다. 『걷기 클럽』과 달리 『알로하, 파!』의 태양이는 같은 동아리 재재와 가장 친하고, 『우리는 여름』에서 이나는 태권 체조를 하기로 의기투합한 서하와 단짝이지만, 이 동화들에서 누가 누구와 가장 친한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에 모인 이 아이들은 우정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독점하기 위해 나머지를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걷기 클럽에 뒤늦게 합류하게 된 혜윤이는 비단 필라테스 클럽에서만 밀려난 것이 아니라 필라테스 클럽을 함께하려던 ‘머리띠 시스터즈’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한 것이기도 하다. 다수로부터 환대받지 못했던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공간 안에서, ‘환대받지 못한’ 경험을 ‘환대하는’ 경험으로 전환시킨다. 중심에서 밀려나 제힘으로 만들어낸 자리에서 이들은 환대받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환대하는 능동적 주체로 거듭난다. ‘나’의 자리를 찾으려던 시도는 이렇게 ‘우리’의 경계를 넓히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동화들은 어린이가 타인과 맺는 관계를 단선적 우정 안에 가두지 않고, 인물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구성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추가한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이 등장하는 데에 더이상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 동화들이 출간되는 경향과 아울러, 우정으로 분류되지 않는 어린이의 사회생활 역시 더 적극적으로 탐색될 여지가 있다.
  우정을 대하는 태도와 마찬가지로, 네 작품은 꿈과 목표에 있어서도 홀로 소유하기보다는 더불어 공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동아리’의 전제 조건은 최소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작품에서 소재인 걷기(『걷기 클럽』), 훌라(『알로하, 파!』), 태권 체조(『우리는 여름』)는 단일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서로의 역량을 한데로 포개는 공배수가 되기보다 인물들이 교차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공약수에 가깝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소거하지 않는다. 나 개인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바람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긴밀하게 연루시키며 나아갈 따름이다.
  그간 어린이들이 뜻을 모아 행동하는 동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되, 그럴 때 주로 특정한 사건이 갈등이나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동화들에서 감지되는 변화는 이야기 속 어린이들의 결속이 갈등을 해결하거나 정의를 추구하기 위한 연대의 일환으로만 그려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작품들 속 동아리는 한 가지 ‘대의’를 이루기 위한 목표 지향적인 집단이 아니다. 하나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주체의 바람을 그대로 존중하는 다원적 공동체로 표상된다. 이 공동체에서는 단일하지 않은 욕망을 지닌 주인공들이 각자 다름을 유지한 채로 친밀해지는 우애를 나눈다.
  윤슬빛 동화 『우리는 여름』은 태권도에 매진할 동력을 잃은 유망주 이나가 태권 체조를 통해 이제까지 몰랐던 세계에 눈뜨는 과정을 그린다. 언제나 혼자 돋보이던 이나가 처음으로 팀을 이루어 태권 체조 대회에 나가는 이 이야기에서 종래의 성장 서사가 그러하듯 우승이 목표라면 늘 메달을 따는 이나를 앞세우는 것이 합당하다. 강인송의 『알로하, 파!』 역시 단지 춤으로 주목받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댄서 준비반을 꿈꾸는 태양이 혼자 더 고난이도 안무를 선보이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성공’을 향한 최단 거리를 찾기보다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여정을 택한다. 자신의 욕망을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욕망 또한 희생시키지 않는다. 독보적으로 탁월한 태양이와 이나가 결정적인 순간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들을 돕는 것은 실력으로는 두 사람을 뛰어넘을 수 없는 다른 친구들이다. 이들은 상호주체적인 동시에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그려진다. 걷기나 훌라 춤을 혼자서도 할 수(는) 있지만, 이 동화들이 걷는 어린이, 훌라를 추는 어린이가 아니라 걷는 ‘동아리’, 훌라 춤을 추는 ‘동아리’를 그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동화들에서 상호주체적이고도 상호의존적인 인물 관계가 어린이 사이에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알로하, 파!』와 『걷기 클럽』에서 담임교사는 동아리가 학교라는 공적 질서 안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조력하지만,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자리/장소를 뜻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그들의 주체성을 존중하며, 때로는 그들에게 배우고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작품들 속 교사는 어른으로서 책임을 다하되, 어린이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기타 등등의 세계에서는 나이나 지위로 우열을 가리는 기준은 힘을 잃는다.
  어린이들의 주체적인 활동을 가로막는 기성의 권위에 대응하는 방식 또한 새롭다. 『알로하, 파!』에서 구청이 주최하는 경연 대회에 참여하려던 훌라 동아리 아이들의 바람은 교장의 반대에 부딪친다. 리나는 교장 선생님 “한 사람의 생각에 따라”(84쪽) 내려진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교장의 결정에 맞서지 않고, “학교 끝나고 우리끼리” “더 재밌는” “훌라 페스티벌”(85쪽)을 열자는 대안을 찾는다. 리나에게 교장 선생님은 절대적인 권력이라기보다는 의견을 조율해야 할 이 사회의 여러 구성원 중 한 명에 가깝다. 친구나 가족 사이에도 서로 의견이 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의견이 다를 때에는 입장 차를 설득하거나 새로운 길을 찾으면 된다. 리나와 친구들이 찾아낸 길은 ‘구청’이 주최하는 ‘대회’ 대신, ‘학교 밖’에서 어린이들끼리 하는 ‘축제’다. 기타 등등의 상상력은 기존의 중심을 무너뜨리지 않고도, “우리끼리 만들고 우리끼리 즐기는”(90쪽) 미답의 지평에 도달한다.
  제도권의 대회에서 경쟁하거나, 메달을 두고 승부를 겨루는 대신 스스로 의미를 모색해가는 어린이들의 선택은, 극복에서 답을 찾는 근대적 성장관에서 벗어나 후퇴에서 희망을 구하는 우치다 다쓰루의 제언을 떠오르게 한다. 『한 걸음 뒤의 세상』7)에서 홋타 신고로는 ‘후퇴학’을 소개하며 “‘근대 극복’이라는 발상 그 자체가 근대적 사고방식일지”(29쪽) 모른다고 지적한다. 극복과 성장, 경쟁과 혁신으로 더이상 지속‘불’가능한 시대에 ‘후퇴’가 하나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면, 이 동화 속 어린이들은 ‘기타 등등’에서 대안을 발견한다. 전작 『플랜B의 은유』에서 ‘퀴어’와 ‘로컬’에 대해 현시점 한국 청소년문학이 응답할 수 있는 최전선의 서사를 내놓은 바 있는 윤슬빛은 『우리는 여름』에서 또 한번 ‘플랜B’의 가치를 문학적으로 파고든다.
  강수환이 말했듯 “다양한 타자의 목소리가 재현된다는 것은 보편을 해체하는 일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보편을 새로 쓰는 일이 될 수도 있다”.8) 여기에서 함께 읽은 동화 속 어린이 주인공들은 보편에 합류해 다수성(多數性)을 점하려 하기보다, ‘기타 등등’인 채로 다성성(多聲性)의 보편을 써내려간다. 『기타 등등』은 주류의 기준에서 벗어난 소수자들이 “소수자성이라는 동일한 정체성”으로 “서로 연대하며 서로를 해방”시키는 한 사례를 보여준다. ‘기타 등등’의 가능성을 처음 제안했던 솔이가 그들 중 어느 하나에 속해 중심이 되지 않고, ‘기타 등등’인 채로 남는 선택을 하는 결말은 “서로 같다는 공감에 더해, 서로 다르다는 가능성으로 꿈꿀 수 있다”9)는 전망을 실증한다.
  김혜정, 류재향, 강인송, 윤슬빛의 어린이들은 가위바위보에 져도 괜찮다고 위로하지 않는다. 여기는 결코 패배가 슬픈 세계가 아닌 까닭이다. 그 대신 이 세계에서는 누군가는 “이상한 글자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다 생각하는 이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불러”주는, 대충 부르지 않고 “일부러라도 더 불러”주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중심을 탈환하거나 전복하지 않고 중심으로부터 다만 벗어날 뿐이다.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모임은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구름이나 물웅덩이를 관찰하며, 애초에 주인공의 자리가 꼭 중심일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넌지시 묻는다.
  “방울과, 작은 새와, 그리고 나,/ 모두 달라서, 모두가 좋아.”10) 어서 큰 어른이 되고 싶다고 미래로 달려가기보다, 크더라도 작은 어른으로 머무르기를 바라는 탈중심의 상상력을 과거의 동요에서 새롭게 재회한다.11) 모두 ‘다르지만’ 모두 좋다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달라서’ 모두 좋다고 노래한 어제의 시인은 아마도 “‘기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오늘 솔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그러곤 솔이에게 ‘방울과, 작은 새와, 그리고 나’라는 이름의 동아리 신청서를 가만히 건넬는지도. 유동하는 중심 위에 세워진 기타 등등의 공동체는 여전히 “미달”인 채다. 이 동아리의 가입 마감일은 언제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내일이다.

이하나

2021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에 「죽음에서 삶으로 상전이(相轉移)를 추동하는 힘」이 당선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입술 모양의 그늘』을 쓰고, 그림책 『가을에게, 봄에게』 등을 옮겼다. 장래 희망은 등대지기. 외딴섬, 먼바다, 긴긴밤이 한 단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25/02/19
71호

1
강인송, 『알로하, 파!』, 사계절, 2024, 22~23쪽. 강조는 인용자.
2
류재향,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시공주니어, 2023, 7쪽.
3
김혜정의 『열세 살의 걷기 클럽』(사계절, 2023), 류재향의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강인송의 『알로하, 파!』, 윤슬빛의 『우리는 여름』(책읽는곰, 2024) 이상 출간 순.
4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문학과지성사, 2015, 26쪽.
5
같은 쪽.
6
『우리는 여름』은 학교가 아닌 태권도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태권도 외의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 관장님의 반대에도 아이들끼리 태권 체조를 하기 위한 모임을 새로 꾸린다는 점에서 일종의 동아리로 보았다.
7
우치다 다쓰루 외, 박우현 옮김, 이숲, 2024.
8
강수환, 「새로운 세계, 어린이와 만나는 세 가지 방법」, 『다르게 보는 용기』, 창비, 2023, 108쪽.
9
김유진, 「우리가 다르다는 가능성」, 『구체적인 어린이』, 민음사, 2024, 284쪽.
10
가네코 미스즈,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서승주 옮김, 소화, 2006.
11
탈중심의 견지에서 가네코 미스즈의 시를 읽는 독법은 김제곤의 평론 「중심에 맞서는 방법」(『동시를 읽는 마음』, 창비, 2022)에서 실마리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