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0. 리뷰모구모구?
   리뷰모구모구는 ‘리뷰 + 모두모두 + 마구마구’의 줄임말이다. 문학평론을 쓰며 대화의 방식을 고민하는 시루, 시를 쓰며 새로운 형식을 고민하는 재구, 다양한 취향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찾고 싶은 주네는 리뷰가 수많은 편견으로부터, 1차 텍스트로부터 독립하여 리뷰만의 자리를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리뷰에 대한 생각을 마구마구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2019년 8월 9일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우리는 지하 카페에 모였다. 프로젝트를 열기에 앞서,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왜 하고 싶은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리뷰를 통해 무엇을, 왜 하고 싶은 것일까?



   Q1. 리뷰모구모구는 왜 ‘리뷰’를 선택했나?

   시루 : 나는 주로 평론을 쓴다. 그런데 도대체 평론이 뭘까. 평론은 언제나 원본 텍스트에 기생하는 장르에 불과한 걸까? 평론을 일종의 리뷰로 본다면 계속되는 추가 생성물을 통해 독립적이면서 창조적인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리뷰로서의 평론, 평론으로서의 평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어서 이 작업을 구상하게 됐다.

   주네 :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다보니 발제문을 작성하는 일이 잦았다. 발제문을 작성하다보면 무엇을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전달할 것인가가 주요 문제였는데, 이러한 지점은 ‘리뷰’와도 비슷한 거 같다. 리뷰는 리뷰어가 무엇을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전달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나는 그 ‘다양함’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리뷰를 보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전달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재구 : 에디터로 일하면서 리뷰라고 불리는 실용문을 많이 썼다. 그런데 시루, 주네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써온 리뷰와 문학 영역에서 리뷰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리뷰란 도대체 무엇이지?”, “내가 쓰는 시를 정보를 일부러 누락시키거나 손상시킨, 감각으로만 구성된 리뷰라고 보아도 될까?”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리뷰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완성하고 싶다.


   Q2. 리뷰모구모구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가져가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시루 : 같은 내용이더라도 어떤 매체를 경유하느냐에 따라 수신-발신의 메시지나 전달 방법이 달라진다면 매체 그 자체를 행위 주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형식에 따라 어떻게 메시지가 전달, 확장되는지를 한번 실험해보고 싶다. 매체가 어떻게 인식에 영향을 미칠까?

   주네 : 리뷰가 꼭 글이어야 할까? 보고 느낀 것을 이미지나 소리, 영상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전달하는 리뷰의 효과는 무엇일까?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수신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다.

   재구 : 리뷰의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리뷰는 어떻게 예술적일 수 있는가? 요즘 리뷰는 어디에나 있다. 영화 예매 사이트에도, 유튜브에도, 인스타그램에도. 이런 리뷰가 하나의 장르로 정의될 수 있다면 리뷰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나 예술성은 무엇일지, ‘좋은’ 리뷰란 무엇인지 탐구하고 싶다.


   Q3. 우리 앞으로 뭐할까?

    시루 : 동등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대화. 무엇에 대해 왜,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문학에 한정하지 말고 전시 또는 공연을 하나의 리뷰로서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주네 : 이미지나 영상 그 자체가 리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내용물’로서의 리뷰를 구성해보고 싶다.

   재구 : 리뷰가 지니고 있는 편견이나 구속(정보, 1차 텍스트 등으로부터 주어지는)을 적극적으로 활용, 그를 뛰어넘는 리뷰의 방식을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Q4. 리뷰에 관한 설문조사에 대한 리뷰1)


   우리는 며칠 동안 불특정 다수의 친구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리뷰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2. 기억나는 리뷰는 어떤 것인지.



   시루 : 리뷰는 일반적으로 ‘정보’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사용자가 느낀 장점, 단점, 생각 등 정보를 담은 콘텐츠. 나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니즈(needs)가 확실해 보인다. ‘자신의 경험에 대한 가치판단’이라는 의견도 있다. 객관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관이 섞여 들어간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전제인 듯.  ‘직접’ 겪어봤음을 전제하기도 하고.

   재구 : 답변을 모아보며 리뷰어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았다. 가령, 우리도 “이 유튜버는 나랑 피부 타입이 비슷하니까 내게 잘 맞는 화장품이나 화장법을 추천해줄 거야”라는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리뷰를 찾아보지 않나? 요즘은 많은 사람이 어떤 결정에 대한 근거로서 리뷰를 폭넓게 활용한다. ‘솔직한 태도를 지닌 리뷰어’를 선호하는 건 당연한 현상인 것 같다. 대화 상대를 찾는 과정과 닮아 있다.

   시루 : ‘좋다, 나쁘다의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것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이는 특히 리뷰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예술 분야나 책 리뷰와 같이 분석의 관점에 따라 대화의 여지가 있는 것들은 ‘옳다/그르다’ 식의 가치판단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질문의 여지를 남겼으면 좋겠다는 기대 또한 있을 테고. ‘무엇’을 다루느냐에 따라 리뷰에 요청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주네 : 한국인을 대상으로 작성된 ‘한국인만 읽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 리뷰’가 인상 깊었다. ‘리뷰’라는 형태의 콘텐츠는 읽혀질 예상 독자를 고려하여 작성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는 리뷰의 정보와 그것에 대한 리뷰어의 가치 판단이 독자와 공유되며 공감의 지점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재구 : 리뷰의 독자들은 자신의 기준에 따라 리뷰를 취사선택하며 자기 취향을 확장해나가는 데 재미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많은 응답자들이 리뷰를 “특정 관점이나 시선에 따른 생성물”이라고 말한 것 아닐까? 이러한 정의의 이면에는 “(내 취향을 기준으로) 매력적인, 신뢰할 수 있는 리뷰어를선택, 큐레이션된 다양한 정보나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소망”이 숨어 있는 것 같다.


   Q5. 각자가 생각하는 리뷰란?

   주네 :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리뷰어가 그것을 경험하면서 생각났던 기억들, 연상되었던 다양한 소재, 대상들이 포함된 리뷰일수록 흥미로운 것 같다.

   시루 :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가 리뷰의 핵심인 것 같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물어볼 것인가? 리뷰는 일종의 태도가 아닐까?

   재구 :나는 리뷰를 찾아 읽는 행위가 마치 ‘친구 찾기’ 같다. 독자는 “이거 어때? 어떻게 생각해? 좋아?” 물어보면 ‘흥미로운’ 답을 들려주는 친구 같은 역할을 리뷰에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Q6. 오늘 리뷰?

   리뷰 뭘까, 우리 뭘까 생각하다보니 할말이 너무 많았다.
   리뷰-로그 어떻게 보았을지도 궁금하다. 그래서 말입니다.

   -인스타 라이브 예고
   9월 19일 목요일 오후 9시 인스타 라이브로 만나요!
   인스타그램 @review_mogumogu

   Q7. 우리 다음 화에 뭐하지?

   매체와 리뷰.


리뷰모구모구

시를 쓰고 미래를 상상하는 재구, 리뷰를 많이 쓰고 의문을 던지는 시루, 덕질을 하고 대화를 중재하는 주네.

2019/09/24
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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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바로가기 2019년 8월 6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위의 링크는 설문지의 주소. 이외에도 모구모구들은 휴대폰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오프라인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답변을 수집했다. 총 20명이 참여해주었다.(감사합니다.) 리뷰모구모구 1화를 보신 뒤에도 혹은 그 이후에도 언제든, 리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이 주소를 방문해주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