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액자
  삐걱거리는 계단
  느리게 가는 시계가

  우리 집에 딱 어울렸는데

  이젠 어딘가
  고장난 것처럼 보여

  세상에
  나사 하나가
  빠진 것 같아

김송이

2023년 제3회 《동시발전소》 신예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박물관에서 우리가 모르는 시간을 훔쳐 나와요
나뭇잎이 많은 곳에선 숨을 크게 들이쉬어요
손뼉을 치고 뒤로 걸어요 그렇지만 앞으로 나아가요
정상에 가면 새벽 내내 머리맡을 떠나지 않았던 비둘기를 날려 보낼까요
망원경으로 경찰 앞에서 달아난 오토바이를 찾을까요
계단이 계속 생겨나도 웃으며 도망가요
다른 산 정상에서 공범이 호야, 외치면 야호를 외쳐요

2024/12/18
7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