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 료스케가 있다 다락방에서 예언의 서가 완성된다 다락방에서

  료스케의 계절이다 태양은 바쁘고 여름밤은
  잠시 바쁘다 냉소바 한 그릇을 비우고 예배당

  료스케의 동생 료코는 제멋대로 구는 만담꾼이다 제멋대로 구는 외지인의 이마를 쳐대고
  그런데 우리의 꿈은 너무도 원초적인 것이었지 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은 「춥고, 뜨거운 물을 식히고, 뇌우가 온다」라고 합의되었다 제멋대로

  예수에 대한 사랑은
  예수상에 대한 사랑과 다를 바 없다고 합의되었다
  제멋대로

  내리쬐는 햇빛 료스케의 이번 계절 운세는 ‘쪽빛 마음’이다 료스케는 밤의 바다라면 질색한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많은 음식이 만족스럽지 않다 여름 하늘이 비어 있고 료스케의 계절
  상온에서 음식이 빠르게 상한다 푸른 잎 사이에서
  햇살 끓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무자비한 연인이 자기주장과 의심에 뒤섞이는 동안
  냉소바 그릇 또 비워지고 이치 니 산 시 고 로쿠, 오니 분장을 한 아이들이 뛰어간다 예언은 이루어질까
  생쥐들 잠들고
  료스케와 료코는 숨이 막힌다 다락방에서
  넘어질 때
  빛 같은 전초기지
  벌레 먹은 눈썹
  나만의 밤
  나는 속임수의 세계에 있다

  하지만 나를 품에 안은 료스케는 스스로에게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

  지난여름에 눈길을 끌었던 건
  어느 정원의 측백나무 하얀빛의 뒷면을 깨부수는 조약돌과
  꽃상
  1인치 정도 사랑에 빠지는 행인들

  청신호가 우리 머리 위에

  료스케는 온통 멍든 팔을 베고 잠든다 료코는 나를 비웃고 비웃고 그리고 료코는 거짓말을 한다
  “당장이라도 잠들고 싶다는 절박감에 너를 만났어. 입이 찢어져라 노래 부를 만큼 진심이었지.”

  어느 날 료코는 여름 하늘을 통과하는 꿈

  오늘의 여름밤이 끝나면 내일의 여름밤이 시작된다 눈가에 잿가루 묻히고
  얼굴에 고양이 털을 덕지덕지 붙인 채로
  서 있다 쪽빛 마음과 함께 우리들
  깊은 산속 신사 앞에서

양안다

안녕하세요. 양안다입니다. 나는 나를 낭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친구들은 나보다 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기도라는 걸 했습니다. 할머니와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께 기도했습니다. 신보다 그들이 나를 더 아껴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살게 해주세요.

이 시들은 윙의 <Xanax>와 한로로의 <정류장>을 들으며 유월과 팔월에 썼습니다. 퇴고할 때는 퀸덤의 <チキチキバンバン>을 들었습니다. 기억에 의하면,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그들은 너무 오랫동안』(열림원, 1997)과 쥘 라포르그의 『피에로들』(민음사, 1976)을 다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존 레논의 <Mind Games>(1973)의 앨범 커버를 인쇄해서 노트에 붙인 게 아마도 이때쯤입니다. 이 목록이 무슨 영향을 주었는지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4/11/06
7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