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7회 문장 웹진
《문장 웹진》에게 문학잡지는 ‘마로니에 공원’입니다.
문학잡지는 일종의 ‘로드뷰(road view)’입니다. 문학이 낸 크고 작은 길들이 펼쳐진 지도, 세계와 일대일 축척을 꿈꾸는 문학인들이 만든 언어로 된 로드뷰 말이에요. 지도이긴 하지만 삶의 구체성을 담은 생생한 지도죠. 이 지도는 사용자의 세계관이나 관점에 따라 사용법도 각기 다를 거예요. 그중에 《문장 웹진》의 자리를 찾는다면 ‘마로니에 공원’이라고 생각해요. 전통 있고 공식적인 문화 공간이면서도 자유롭고 따뜻한 장소라는 점에서 우리 잡지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공원은 길이 머무는 장소인 동시에 흩어지는 장소이기도 하잖아요. 또 축제가 벌어지거나 벼룩시장 같은 비상업적인 거래가 일어나기도 하고요. 잡지 역시 공원 혹은 광장처럼 교환의 장소가 되기도 해요. 역사가 있는 잡지일수록 그 교환은 시간을 초월하고 늘 현재형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장 웹진》에 축적(archiving)된 작품들이 그런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요.
웹진의 한계를 느낀 적이 있나요?
여전히 문학의 유통이 종이책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라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한계가 있어요. 이를테면 웹진을 부수적인 매체로 생각하는 것이죠. 새롭게 등장하는 디스플레이 방식이 종이책을 밀어낸다면 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거예요. 문제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방식이 ‘종이책 문학과는 다른 문학’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인데, 물론 ‘문학’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것인가 하는 선행 과제의 해결도 필요하겠네요. 그런 점에서 웹진은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아놓은 느낌인 듯해요. 아직도 많은 독자가 웹진의 글을 프린트해서 읽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웹진은 접근 거리가 제로죠. 몇 번 클릭하면 글이 열리니까요. 다시 말해 웹진에는 유통과 확산성이 무한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앞서 얘기한 한계를 상쇄할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웹 환경에 맞는 텍스트는 가볍고 쉬운 텍스트인 것도 사실이고요. 문학성 있는 고급 텍스트를 웹 환경에서 널리 읽히도록 발행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건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웹진의 숙제이기도 할 거예요.
《문장 웹진》
창간년월: 2005년 4월
발행주기: 월간
구성원: 백지은, 양윤의, 최하연(이상 편집위원)
webzine.munjang.or.kr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7/12/26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