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스웨터



나는 삼월 아니,
사월 스웨터

오월에는 사라질
꽃을 섞어 만든다

매일 조금씩 어깨와
손목이 풀린 채

하루를 날면─

너무 높지 않은 하늘이
슬픔 없이 다정해진다

빗물 햇빛
반짝이는 바람으로

작은 꿈의 문을
열어 보인다






   나비-통신




   # 01

   어서 집으로 와
   어서 집으로 와
   집 그게 어딘데

   집 그게 어딘데?
   어서 집으로 와
   어서 집으로 와

   집 그게 어딘데─

   방 뒤에 방이 있고
   구름이 보이는
   방이 붕 떠 있고

   방 뒤에 누런 방 옆에

   어서 집으로 와
   어서 집으로 와

   # 02

   나는 방에 있어
   나는 방에 있어

   비누 거품처럼 풀밭 벌레의 두 눈처럼
   우리를 가득히 비추는 방들 그 밤들

   나는 방에 있어
   나는 방에 있어

   많이 부드럽고 단단하게 다가오는 방들

   우리를 가득히 비추는 방들 그 방들

   # 03

   간지럽게 어루만지는
   방들에게 둘러싸여

   단지 서로에게만
   얘기를 건넬 수 있다면 좋겠어

   둥글넓적하고 꿈틀거리는 방들─

   너와 나의 비밀이 흐르고
   밤이 우리를 굽는 방들

   새벽이 우리를 지켜주는 방들
   유유히 진줏빛 방이 흐르면

   나는 너와 그 방들
   어디에나 있다 없고 싶어



전율리숲

신나게 달리다가 멈추는 것을 좋아한다 가만히 느릿해지는 것을 좋아한다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2022/05/31
5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