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웠어



   입을
   앙다물지 않으면
   입에 모래가
   들어가는 걸
   신발에게 배웠어

   비 오는 날
   활짝 펴고
   해 뜨는 날
   바짝 접어도
   된다는 걸
   우산에게 배웠어

   시작은 같아도
   항상 똑같지
   않다는 걸
   색연필에게 배웠어

   아무리 작아도
   듣는 귀가
   있다는 걸
   바늘귀에게 배웠어





   편의점



   네모난 섬
   편의점

   학교 끝나고
   혼자
   둥둥 떠서

   따 마시는
   바나나 우유

   학원 끝나고
   혼자
   둥둥 떠서

   떠 마시는
   어묵 국물

   편의점
   파라솔로

   햇빛을
   피하고

   편의점
   불빛으로

   깜깜한 길
   무서움
   떨치고

   그렇게 밤새
   꺼지지 않는

   네모난 섬
   우리의 섬

신서유

요즘은 제가 ‘어른이’에 갇혀 산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되고 싶지 않아 둘 사이에서, 둘 다 갖고 싶은 욕심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쓴 동시들이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동시를 읽는 시간만큼은 행복하세요. ^^

2018/04/24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