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에 동인들에게 이 질문을 전달했을 때, 약속이나 한 듯 이구동성으로 답하더라고요. 문학잡지는 ‘금요일’이라고요. 《문학과사회》를 만드는 동인들은 매주 금요일 회의를 하거든요. 금쪽같은 금요일 오후를 문학잡지 만드는 일과 맞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꽤 상징적으로 느껴져요. 그 회의가 끝나야만 일주일의 일과가 비로소 마무리되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죠.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과 숙제 같이 던져진 고민들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학잡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어쩌면 우리 모두는 금요일의 그 귀갓길을 떠올린 게 아닐까 싶어요. 그 시간 속 각자의 고민이 모여 《문학과사회》가 나온 것일 테니까요. 잡지를 만든 우리 이외의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학과사회》가 금요일의 여유 혹은 설렘과 기꺼이 맞바꿀 만한 의미 있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 동인의 바람이에요.


  종이잡지의 한계를 느낀 적은?


   한 권의 잡지가 나오기까지 여러 공정들로 인해서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려요. 때문에 어떤 문제적인 현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 답답하게 여겨질 때가 있어요. 이건 정확히 말해 계간지의 한계일 수도 있겠네요. 또 구독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독자의 실체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어요. 《문학과사회》 혁신호를 만들며 이런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을만한 여러 방안에 대해 정말이지 오랜 시간, 수없이 많은 말들을 나누며 고민했어요. 격월간 잡지를 생각해 보기도 했고, 문지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했고요.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게 《문학과사회》 별권인 《하이픈》이에요. 사실 엉뚱한 결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이픈》은 보다 완성도 있는 단행본의 성격을 지향하기 때문이죠. 《하이픈》은 ‘종이잡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대안이라기보다는 ‘잡지’의 일회성 기획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거꾸로 종이책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살려 본 것이에요. 다시 말해 빠르게 만들어지고 빠르게 소비되는 잡지보다는 오래 남을 책을 만들어 보자는 자구책이었던 셈이죠. 그럼에도 구독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어떤 독자들이 어떤 《문학과사회》를 원하고 있는지 상상하기 힘들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이자 과제로 남아 있네요.



《문학과사회》

창간년도: 1988년 봄
발행주기: 계간
구성원: 강동호, 금정연, 김신식, 이경진, 조연정, 조효원, 황예인(이상 편집동인), 최지인(담당편집), 이근혜, 조은혜, 박선우(이상 편집), 유자경, 김은혜(이상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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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2017/12/26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