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화가 고흐를 위하여 / 생리
화가 고흐를 위하여
노란 집
노란 방
노란 침대 앞
노란 의자 위엔
노란 해바라기 꽃병을 준비해두겠어.
노란 불이 켜진
노란 벽,
노란 밤의 카페테라스 탁자에 기대어 앉아
노란 별이 빛나는 하늘을 꿈꾸던
노란 눈썹을 가진 불멸의 시인을 생각하겠어.
생리
꿈에
빨간 새를 보았니?
빨간 꽃을 꺾었니?
선인장 빨간 꽃을 들여다보다
선인장 빨간 가시가 몸을 찔렀니?
고작 손바닥만한 통증이
온몸을 칭칭 감고 있어.
아린 숨을 구슬처럼 토해내면서
빨간 입술은 할 말을 잃어가고 있어.
만사에 토라진 듯 찡그린 눈은
달력 위 빨간 날들만 찾고 있어.
넌 몰랐으면 좋을 고통이지만
너도 알게 되었니?
그러니 우린 이제
고통의 동지
무지개의 첫 색이
얼마나 아프게 열리는가를 우린 알고 있어.
정유경
생각하기를 좋아하는데, 생각을 잘 모아 두지는 못해 왔어요. 정리를 잘 못해요. 그래서 제 방도 늘 어수선하고, 머릿속도 어수선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생각을 고르고 마음을 다듬어 글 하나씩을 완성해요. 그럴 때 제 글은 마치, 진흙탕을 밝히는, 연꽃 같아요.
2019/04/30
1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