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문학》은 창간 13년이 된 월간지입니다. 달마다 잡지를 만드는 건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들어온 원고의 교정을 끝내서 인쇄소로 보낸 뒤 ‘야호’ 하고 외치자마자 새로 시작해야 할 원고들이 눈앞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야말로 뫼비우스의 띠가 따로 없지요. 열심히 걸었는데 ‘어라, 다시 원점이네.’ 하는 것, 이게 바로 월간지의 숙명인 거죠. 그 일을 전문 편집자가 아닌 작가들이 해낸다는 건 월간지의 숙명보다 더 믿기 힘든 일입니다. 그것도 무보수로요. 그 어려운 걸 《어린이와 문학》은 13년째 하고 있네요. 무엇이 《어린이와 문학》을 지금에 이르게 했을까요? 많은 이유가 떠오르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응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뫼비우스의 띠를 걸어간 선배들이 있고, 함께 그 길에 들어선 동료가 있고, 앞으로 이 길을 걷게 될 후배도 있겠지요. 그들이 보내주는 응원이 《어린이와 문학》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린이와 문학》 역시 아동청소년문학을 하는 예비, 현역 작가들에게 달마다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잘 하고 있다고, 잘 가고 있다고, 잘 해보자고.

   그 응원들을 껴안고 《어린이와 문학》은 오늘도 뚜벅뚜벅 걷습니다. 뫼비우스의 띠가 먼 곳으로 펼쳐지지 않고 별수없이 반복되는 길이라도, 그 길을 더 넓고 탄탄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 다른 우주가 될 테니까요.


  어른에게 아동문학이 필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면 여행을 떠올립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위로를 얻고 싶은 거지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는 자연일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운 숲이나 산을 다녀오기만 해도 무거웠던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는 법이거든요. 어른에게도 동심은 있습니다. 그 역시 한때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이죠. 한때는 가장 컸던 그 마음이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작아져 결국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맨 안쪽에 자리잡게 된 거예요. 작아진 것일 뿐 한 번 내 몸에 새겨진 마음이니 어디 다른 곳으로 사라질 순 없는 거죠. 어른에게 아동문학은 작아진 나이테와 같아요. 하지만 그 힘은 대단해서 힘들 때마다 괜찮다고 속삭여주는 숲의 위로 같은 게 담겨 있어요. 비밀도 아닌 것이 아동문학이 바로 자연이거든요. 그러니 어른이라고 뻐기지 마시고 아동문학을 가까이하세요. 멀리 여행가지 않고도 큰 위로를 얻게 될 테니까요.



《어린이와 문학》

창간년월: 2005년 8월
발행주기: 월간
구성원: 오시은(편집주간), 가민주, 김란, 김용안, 박효명, 방민경, 서희정, 오민아, 유하정, 임이랑, 전성순, 정수연(이상 편집)
cafe.daum.net/childmagazine


어린이와 문학

2017/12/26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