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X



   데려와
   미도리를 데려와
   막사에서 무덤에서 데려와

   아냐 꺼져봐

   이리와
   미도리 등 뒤로 와

   마술 없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
   열어줄 수 있지

   물렁해진 무릎뼈에 퍼진 벚꽃 알레르기
   그런 여정 같은 건 들통났지

   포르노가 펄럭대는 머리통은 건틀릿으로 핥아주겠다

   어떤 영혼들을 숨기고 있는지 호박을 파면 알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서커스 네놈들 얼굴일 수밖에 없는 운명 (쯧 수프로도 쓰지 못하겠군) 알면 알수록 표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썩은 팔다리를 압축해
   묘비명을 지워줄 것이다

   헤드샷헤드샷
   폭!주! 미도리

   쇼처럼 구는 게 습관이구나
   사랑스럽게도
   괜찮아
   언제나 물도 없고 불뿐이지
   까만 짐승들은 얼마나 빠르고 건강한지

   흥분은 오토바이 마후라 냄새
   달짝지근한 연료

   죽은 네가 가장 싱싱해
   몇 번이고
   터트린다 팡팡 펑펑 파티파티

   미도리들은 이리와
   누구도 만질 수 없는 입술로

   X를 원해요 여기도 저기도





   때리고 싶으면 때려



   불이 세상에서 제일 쓸모 있어
   첫 눈에 알아봤지

   그런 감이 안 오는 게
   여긴 더 많아

   유리 같은 거
   통과는 안 시켜주면서 실컷
   전시뿐인 거

   손바닥 자국들이
   무색하게

   셔츠 깃 불태우면
   비둘기가 되어 날아갈까
   이를 쪼아줄까
   확 쪼아 부숴

   한때는 몸이 투명했으면,

   어디까지 소화중인지
   아니 소화를 하긴 하는지
   씹는 족족 요란한 우리가 무색하게

   오 마 갓
   난 내가 영원히 살 것만 같애

   풍경이 깨지는
   합창처럼
   점점 더 크게

   우리는 영원히 살 것만 같애
   늙을 것 같지도 않아
   요절할거라고도 다짐했지

나혜

꽤 오래도록 모든 것에 화가 나 있었는데, 그런 날 버거워하지 않은 건 마모루뿐이었다. 고양이 만세!

2018/02/27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