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재판장의 고민



   나비가 재판받으러 간다
   바위가 나비를
   고소했기 때문,

   재판장인
   노란 민들레는
   머리가 좀 아플 거다

   나비에게
   무슨 벌을
   내려야 할지

   나비가 바위를
   때렸다는데,
   바위는 멍든 데 하나 없으니





   도토리 왕자의 꿈



   가을이
   따그닥 따그닥
   말발굽 소리로
   달려가고 있었다

   떼그르르르 구르던
   도토리 왕자가
   오똑, 바위에 뛰어올라
   먼 데를 바라보았다

   도토리 왕자도
   따그닥 따그닥
   말을 타고 달리고 싶었다

   언덕 넘어 산 넘어
   달려간 곳에
   새로운 나라,
   푸른 참나무숲을 이루고 싶었다

송찬호

물가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듯?동시는 늘 설렘의 대상이다. 바람이 잦아 물이 흐려지기 일쑤이지만, 나는 동시를 통해 삶의 심연을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

2019/05/28
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