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미소



   하나 둘 셋 김치
   원 투 쓰리 치즈

   꽃같이 환한 김치
   천사같이 천진한 치즈

   삼 초 만에 만든 일회용 미소
   사라지기 전에 전부 다 날려

   쏜살같이 렌즈까지 날아가
   삶 끝까지 기억 속에 저장

   초점 없던 미소는
   진한 추억들로 보정

   나이 적던 아이는
   진한 주름들이 고정

   오늘의 시계는
   똑딱똑딱 어제로

   오늘의 기억은
   찰칵찰칵 그대로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정자 은행에 있는 아빠의 전 재산을
   난자 은행의 엄마 통장에 계좌 이체했단다
   수수료가 2억 정도 들었지
   열 달 동안 이자가 엄청나게 불어나서
   엄마 통장이 남산만큼 불러졌을 때
   전 재산을 인출했단다

   엄마 아빠의 전 재산 그게 바로 너란다

신민규

어린이였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십 년이 지났네요. 내 시를 읽고 자란 어린이와 수십 년 후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듣고 싶습니다.

2018/03/27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