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
오늘 밤 만나
우리는 가끔 만나
천변을 달리지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처음에는 걷고
돌아올 땐 뛰지
숨이 차고
다리가 덜덜 떨려도
멈추지 않는 게 우리의 약속
길이 끝나는 곳에 도착하면 뿌듯하고 개운해
바람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고
조금만 더 걷자
바로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우리는 발걸음이 닿는 대로 걷지
청둥오리들이
물속에 부리를 넣었다가 뺐다가
인공석에 올라앉아 깃털을 고르는 모습을 구경해
발이 시렵지는 않을까
저 인공석은 사람들이 새를 위해 만든 걸까
그런 거면 좋겠다 궁금해하면서
너는 가끔 달리길 정말 잘했다고 얘기하지
사실은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고 싶지 않았다고
사소한 약속조차 부담일 때가 있다고
너는 웃지
그래 맞아
나도 함께 웃고
너와 나는 더 많은 약속을 하지 않지
사소한 약속들은 깨지기 쉽고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만나기로 한다
오늘 밤에
같이 달리려고
천변을 달리지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처음에는 걷고
돌아올 땐 뛰지
숨이 차고
다리가 덜덜 떨려도
멈추지 않는 게 우리의 약속
길이 끝나는 곳에 도착하면 뿌듯하고 개운해
바람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고
조금만 더 걷자
바로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우리는 발걸음이 닿는 대로 걷지
청둥오리들이
물속에 부리를 넣었다가 뺐다가
인공석에 올라앉아 깃털을 고르는 모습을 구경해
발이 시렵지는 않을까
저 인공석은 사람들이 새를 위해 만든 걸까
그런 거면 좋겠다 궁금해하면서
너는 가끔 달리길 정말 잘했다고 얘기하지
사실은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고 싶지 않았다고
사소한 약속조차 부담일 때가 있다고
너는 웃지
그래 맞아
나도 함께 웃고
너와 나는 더 많은 약속을 하지 않지
사소한 약속들은 깨지기 쉽고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만나기로 한다
오늘 밤에
같이 달리려고
정다연
201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햇볕에 말리면 가벼워진다』 『여름 대삼각형』, 산문집 『마지막 산책이라니』 『다정의 온도』를 출간했다.
2026/04/01
7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