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회문
나는 떠내려가는 느낌을 좋아했던 것 같다
개울물 속에서 누워 있었을 때
두 팔을 몸에 착 붙이고 내 뒷몸의 온 표면이 돌의 이끼 사이에 닿아 있었을 때
물은 흐르고 있으니
자연히 틈들을 흘러가다가
물은 잠깐 놀라는 듯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내 굴곡을 타 가는데
내 몸이 더 가벼웠더라면! 떠내려갔을 테지만
나는 인간의 아이였으므로 그리 가볍지는 않았다! 개울물의 흐름보다는
그러므로 떠내려감과 머물러 있음을 함께 느꼈던 것 같다
흘러가는 게 물의 적셔짐 같다고
나는 그때 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외할머니는 그 집에서 머물며 살아갔다
내가 재채기한 뒤 콧물을 닦으려 손바닥으로 코를 쓸어내릴 때마다
할머니는 윗잇몸을 내빼고 입을 오므려 흡사 원숭이처럼, 내 모습을 흉내내 엄마를 보고 웃었다
개울물 속에서 누워 있었을 때
두 팔을 몸에 착 붙이고 내 뒷몸의 온 표면이 돌의 이끼 사이에 닿아 있었을 때
물은 흐르고 있으니
자연히 틈들을 흘러가다가
물은 잠깐 놀라는 듯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내 굴곡을 타 가는데
내 몸이 더 가벼웠더라면! 떠내려갔을 테지만
나는 인간의 아이였으므로 그리 가볍지는 않았다! 개울물의 흐름보다는
그러므로 떠내려감과 머물러 있음을 함께 느꼈던 것 같다
흘러가는 게 물의 적셔짐 같다고
나는 그때 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외할머니는 그 집에서 머물며 살아갔다
내가 재채기한 뒤 콧물을 닦으려 손바닥으로 코를 쓸어내릴 때마다
할머니는 윗잇몸을 내빼고 입을 오므려 흡사 원숭이처럼, 내 모습을 흉내내 엄마를 보고 웃었다
안태운
2014년 《문예중앙》을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 『산책하는 사람에게』 『기억 몸짓』 등을 냈다.
2026/05/20
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