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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민
정채민은 춤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독특한 시각을 지닌 안무가이다. 그의 작업은 ‘몸의 지성’에 대한 깊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움직임이 뇌를 변화시키고 뇌와 신체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는 이해를 토대로, 정채민은 몸을 단순한 움직임의 도구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을 비추는 거울로 승화시킨다. 이는 그가 춤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탐구하는 근본적인 배경이 된다.
최근 정채민의 관심사는 현대 사회의 폭력성이다. 단순히 외부의 폭력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식별하고 이를 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는 데 주력한다. 그러므로 그의 춤은 움직임을 통해 우리 내면의 한계와 사회의 숨겨진 이면을 동시에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예술적 탐구는 정채민을 다양한 무대로 이끈다. 극장 무대부터 거리 예술, 시각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형태의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약력
⟨Last Species⟩, 안무 및 출연, 2022 ⟨20▲▲⟩, 출연, 2022~2023 ⟨입정하다⟩, 안무 및 출연, 2022 ⟨암묵적 침묵⟩, 출연, 2019
작품소개
⟨모럴패닉24⟩
2024.11.02.(토) 15:30
서울무용센터 스튜디오 블랙
⟨모럴패닉24⟩는 현대 사회의 폭력성과 공감의 역설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춤, 영상, 사회 비평을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히 감상하는 춤을 넘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현대 사회의 복잡한 양상을 성찰하게 만드는 강력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작업의 출발점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문화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참교육’ 현상이다. 온라인상의 ‘정의 구현’과 그에 동조하는 쉬운 움직임, 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형태의 폭력성에 주목한다. 정채민은 선과 악, 죄와 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도덕적 혼란을 포착한다. 중세의 마녀사냥과 현대의 온라인 여론 재판을 교묘하게 연결하며,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는 사회학적 개념을 무대에 올린다. 모럴 패닉이란 도덕적 공황이란 뜻으로,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제에 집단으로 표현하는 강렬한 감정이다.
작업의 핵심은 공감의 양면성에 있다. 정채민은 공감 능력이 때로는 편향된 형태로 발현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와 가까운 대상에게는 강한 공감을 보이지만, 먼 대상에게는 오히려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 문제의 근원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러한 복잡한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무대 구성 역시 눈여겨 볼 지점이다. 무대미술을 공부한 정채민은 퍼포먼스가 실시간으로 촬영되고 편집되어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보는 ‘현실’과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드러낸다.
⟨모럴패닉24⟩은 현대 사회의 도덕적 딜레마를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만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공감과 정의의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객에게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편견과 폭력성을 돌아보게 한다. 끝으로 우리는 몇 가지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자주 타인을 ‘우리’와 ‘그들’로 구분 짓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진실의 전부인가?
콘셉트·연출·안무 정채민
출연 신혜수, 오진민, 정재필, 정채민
음악 제작 오진민
영상 필름바우쉬
트레일러 현석현